[책소개]

악한 자의 종말 / 머리말

한때 우리 사회에 이른바 해결사들이 많이 등장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면, 힘깨나 쓰는 해결사들이 찾아가 협박하거나 폭력을 휘둘러서 돈을 받아 내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이처럼 폭력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든 것은 법으로 해결하려면 시간이 너무 호래 걸린다고 생각한 탓이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악한 자들을 상대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악한 자들은 대화로 설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절망을 느끼며, 하나님께서 왜 이런 악한 자들을 그냥 내버려 두시는지,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하도록 방치해 두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괴로워합니다. 대화나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상대할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힘만 믿고 횡포를 부리는 사람들은 도저히 상대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악한 자들이 금방 망하지 않는 일을 통해 몇 가지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는 악한 자들이라고 해서 즉시 심판하지 않으십니다. 아무리 악한 자라 하더라도 소중한 하나님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참으시면서 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둘째로, 하나님께서는 이런 악한 자를 통해 우리 믿는 자들 안에 있는 교만과 죄악을 철저하게 제거하십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하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교만과 나쁜 탐욕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악한 자들에게 괴롭힘을 받는 기간을 통해 이러한 교만과 탐욕을 철저히 회개하게 만드십니다. 셋째로,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악한 자를 심판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의와 능력을 나타내십니다. 나훔서는 악한 성 니느웨의 멸망에 대한 예언입니다. 니느웨는 이스라엘을 잔인하게 멸망 시켰을 뿐 아니라 유다에도 많은 피해를 준 성 이었습니다. 이 성은 한때 멸망을 당할 뻔했지만,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함으로써 구원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교만해져서 하나님 앞에 많은 악을 행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드디어 니느웨의 죄악을 용서하시지 않고 심판하심으로써 이스라엘의 원수를 갚아 주겠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도 악한 자들에게 억울하게 고통당하는 성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악한 자들은 금방 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의 멸망이 이미 작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절대로 자신이 직접 보복하려 들어서는 안 됩니다. 악한 자를 상대해서 싸우다 보면 나 자신이 그 악한 자보다 더 악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끝까지 하나님을 바라보며 인내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놀라운 모습을보고 영광을 돌리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03년 10월 대구 수성교 옆에서 김서택-

[목차]

머리말 - 악한 자의 종말

1. 하나님은 악에 어떻게 반응하시는가?
2. 자연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진노
3.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
4. 유다에 들린 복된 소식
5. 니느웨 멸망의 환상
6. 니느웨의 멸망
7. 니느웨의 음행
8. 해체되는 앗수르

[책속으로]

아무 어려움 없이 편안한 시절에는 믿음의 진실성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믿음은 불 같은 시험을 통과할 때 나타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세상에 완전한 암흑의 기간을 허락하십니다. 법도없고 양심도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자기 탐욕대로 마음껏 행할 수 있는 암흑의 때를 허락하십니다. 그렇게 악한 세력이 득세할 때 우리 마음속에는 '나 혼자 양심을 지켜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히려 양심을 지키며 손해를 보고 핍박을 당하는 판국에 굳이 양심을 고집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그러지 말고 나도 아부하고 한탕 하자. 악한 자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무언가 얻어 보자'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 수 있습니다. 또 그런 생각까
지는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슬그머니 신앙을 놓아 버린 채 '나도 그냥 내 욕심대로 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악한 사람이 득세하는 것을 절대로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설사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고 버리실지라도 나는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합니다. 그러다가 그 암흑의 기간이 끝나고 환한 광명 천지가 찾아와서 악의 세력들이 줄줄이 밧줄에묶여 끌려가는 것을 볼때, 악에 아부하고 타협했던 사람들의 행적이 백주에 드러나는 것을 볼때, 하나님이 자신의 작은 믿음을 지켜 주셔서 이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것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오늘날처럼 미래를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이때, 나의 믿음이 아무 소용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때, 내가 아무리 부르짖으며 기도해도 들어주시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때야말로 우리가 믿음을 지켜야 할 때이며 신앙양심을 붙들어야 할 때입니다.
오늘 본문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앗수르의 멸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악의 세력이 넘어지고 난 후에는 이러쿵저러쿵 여러 말 하기 좋아하지만, 악의 세력이 건재할 때에는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하고 아부함으로써 조금이라도 이익을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고의 절정에 올라가 있는 자에게도 거리낌없이 멸망을 예고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앗수르에 아부하고 복종하는 것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앗수르가 멸망하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믿음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 조차 이제는 믿음을 거의 놓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마치 절벽에서 밧줄을 붙들고 있던 손에 힘이 점점 빠져서 떨어지기 직전에 놓인 것과 같습니다.
그때 나훔 선지자는 앗수르의 멸망에 대한 생생할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손을 다시 한 번 강하게 붙들어 주고 있습니다.
"앗수르는 이러이러하게 망할 것이고 너희는 회복될 것이다. 그런데 이 몇 날을 못 참아서 믿음을 놓쳐 버리면 영원히 후회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믿음을 지켜야 될 때이며, 지금이야말로 굳세게 하나님을 의지할 때다"라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짧지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앗수르의 멸망을 예고하며 이스라엘의 회복을 약속하는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두 번째 부분은 앗수르가 멸망하는 장면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나훔 선지자가 환상으로 본 장면일 것입니다. 세 번째 부분은 이 모든 일의 결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오랫동안 버틸 줄 알았던 앗수르가 한순간에 망해서 사람들이 줄줄이 묶여서 끌려갑니다. 무한할것 같았던 악의 세력이 허무하게 끝나 버린 것입니다.